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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9

[에세이/낭독리뷰] 당신이라는 자랑 "사람은 힘든 일이 몰려오면 이유를 찾고 싶어 합니다." 7쪽 ​ 무기력하고 힘들어하는 누군가를 향한 위로, 어쩌면 사랑. 누군가의 삶을 위로 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도 작가는 거침없이 그러고 싶다고,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담담하면서도 아주 따뜻한 자신의 이야기에 생각들을 얹어 마음을 전한다. 산문과 에세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와중에 틈틈이 박혀있는 그의 시는 빼곡히 채워진 그 어떤 페이지보다 오래 머물게 만들고 오래 되새기게 한다. ​ 출근 길이 밀리기 시작하면 대책 없이 운전만 해야 하는 터라 오늘도 새벽 출근을 해서 조용한 사무실에서 책을 읽는다. 한 명씩 한 명씩 직원들이 밀려드는 시간인데 하필 작가가 월급을 탔다. 왈칵 눈물이 터져 활자가 흐릿해지고 훌쩍댔더니 감기 걸린 거.. 2021. 4. 3.
[우리도 사랑일까] 사랑의 또다른 이름은 익숙함 낚였다. TV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우연히 보고 난 후 줄곧 머리를 떠나지 않았던 영화였다. 샤워를 하는 여인의 머리 위로 찬물이 쏟아지고 여인은 남편에게 샤워기를 고쳐줄 것을 당부한다. 그리고 여차저차 한 소개들이 지나고 다시 샤워 중에 찬물 세례를 받은 여인 앞에 범행을 자백하는 남편이 있다. "나중에 나이가 많이 들어서 내가 그랬노라고.. 당신을 웃겨주고 싶었다. 그래서 매일매일 내가 그랬다" 울컥해서 눈물이 그렁해졌다. 일상이 그렇고 그런 일들로 반복되는 일들에서 여전히 우린 사랑할 수 있을까? 어쨌거나 그 장면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고 다행이 아슬아슬한 이 부부는 다시 웃으리라는 믿음으로 영화를 찾아봐야 했다. 확인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일상에 권태가 스며드는 부부가 다 아슬아슬하다면 어쩌란 .. 2021. 3. 21.
[에세이] 연애가 잘 풀리면 안 읽어도 좋은 책 선물 받았다. 21년 차 기혼이고 여전히 잘 살고 있다 자부하기에 안 읽어도 되는 축에 속하지만 어쨌든 연애는 말만 들어도 설렘 하니까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읽고 말았다. 오랜 시간 연인이었다고 모두 결혼을 해야 하는 것도 그 끝이 꼭 결혼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 역시 사고 후 8년의 연애를 끝으로 헤어진 사람이 있는지라 그들의 남다르지 않은 연애사가 궁금했다. 그들의 8년의 연애와 1년의 신혼에 대한 기록들을 따라가다 보면 그저 기록으로만 여기기엔 말랑말랑한 감정들이 적지 않게 타고 넘어온다. 늘 좋기만 한 관계는 어디에도 없거니와 설사 많은 시간이 애틋함으로 채워졌다 해도 두 사람이 한 이불을 덮는다는 것은 상대가 살아 온 세계가 함께 오는 것이므로 상대의 세계를 함께 책임질 수 없다면 끝.. 2020. 1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