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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책방9

[소설] 엄마의 엄마 2020년에 열일곱인 작가의 현실은 어떻길래 이런 현타 작렬하는 문장이 뽑아질까? 이런 불평등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같은가? 참 사이좋게 느껴져 버리면 어쩌나 싶다. "돈이란 천하를 도는 법이라는데 이상하게 그 돈이 갑부들 사이에서만 돌고 우리에게는 좀처럼 오지 않는다. 약간의 찌꺼기도. 그리고 그 찌꺼기조차 얻어먹지 못하는 사람에게서도, 빼앗아야 할 때는 가차 없는 것이 이 세상이다." p11 전작 을 읽으면서 하나미와 엄마의 삶을 대하는 태도에 살짝 달 뜨기까지 했던 기억에 다시 가슴이 몽글몽글해진다. 누구라도 가난을 이렇게 긍정하지는 못할 것 같다. 그래서 소설이라고 애써 판타지 영역으로 넘기고 싶지만 그래도 하나미의 매력은 그저 매직이라서 삶이 조금은 가볍게 느껴진다.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이 된 하나.. 2021. 1. 20.
[소설]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 엄마가 죽었다. 큰 아들 빅 엔젤은 자신의 마지막 생일 파티를 위해 사돈에 팔촌까지 모두 집합을 시켰는데 엄마가 선수를 쳤다. 죽음과 생일. 다르지만 묘하게 시작과 끝을 의미하는 듯하게 중의적인 느낌이다. 엄마는 죽고 큰 아들이자 집안의 전설인(근데 왜 전설처럼 군림하는지 그다지 설명은 없다.) 빅 엔젤마저 암으로 죽어간다. 슬픈 듯 슬프지 않은 이 집안사람들을 통해 저자는 독자에게 가족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죽음의 디즈니랜드라니!(p81)' 장례식장에 딸린 묘지를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암울하거나 눈물바다로 얼룩진 그런 죽음이 아니라 축제나 놀이동산같이 인생의 한 부분으로 생각하는 죽음에 대한 작가의 태도는 살짝 가벼운 코미디처럼 느껴진다. 정리되지 않는 이 집안 식구들의 .. 2019. 12. 22.
[문학/소설] 어쩌다 이런 가족 이란 제목이 왠지 부정적인 느낌을 미리 주고 싶어 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막장 드라마보다 더 막장인 가족들의 이야기니까 기대들 하시라' 같은. 하지만 그런 이면에 한 가족사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려는 작가의 생각도 미리 짐작할 수 있지만 말이다. 각자의 삶에 충실하면서 서로에게 단절된 가족의 이야기는 많은 가족들의 이야기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 예상했던 시나리오다. 막장 집안이라는 사회와 구분된 한정된 공간적 영역을 설정해 놓고 그 안에 들어가 있는 가족들의 이야기. 타고난 환경이 다른, 대를 금수저를 물고 타고난 종자들. 적당히 부유한 게 아닌 '시크릿 가든'에서 '통장에 돈이 얼마나 있는지 몰라야 좀 사는 거다'라는 주원의 말처럼 돈이 많고 적음이 별문제 되지 않은 가족들이 겪.. 2016. 9.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