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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문학/에세이]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by 두목의진심 2017.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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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힘차게 한 주를 시작한다. 매주 월요일은 가슴이 더 뛴다. 무언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좋다. .. 행복의 연속이다." p83

 

나와는 반대로 사람과의 소통을 즐기는 사람. 어떻게 관계를 즐길 수 있을까? 나는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일할 때 믿고 따르던 형에게 뒤통수 되게 맞은 것 이외에는 딱히 없지만 관계의 피로도를 핑계 대고 돌아앉았는데. 나보다 딱 10살이 많은 형님뻘이지만 저자의 삶은 나와 참 많이 다른 꼴이다.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일기 형식의 이야기를 정리한 에세이다. 근데 자신의 일상을 풀어놓은 것치고는 자기계발의 성격이 꽤나 많다. "정직" "성실" "믿음" "SNS"에 미루지 않는 "지금 당장"의 실천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그것도 새벽 1시에 말이다. 개인적으로 친해지기 어려운 사람일지 모르겠다. 난 그 시간에 잔다.

 

어쨌거나 일기란 하루의 일상을 정리하며 반성과 계획을 세우는 건데 저자는 새벽, 그의 일기는 이른 아침 아니 새벽,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선포쯤이 아닌가 싶다. 대부분의 날을 새벽 1~2시에 일어나 페북에 글을 올리며 시작하고 하루 일과의 자료를 수집한다. 그리고 산책을 하며 한강변을 걷는다. "오풍연 의자"도 있단다. 언젠가 이 의자에 앉아 봐야겠다. 이 모든 일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잠든 사이 혹은 잠자리에 드는 시간에 이루어진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먹는다."라는 말과 함께 "일찍 일어나는 새는 피곤하다."라는 이야기가 공존하는 시대. 긍정과 부정의 차이라고 하기엔 생활의 방식 차이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저자는 일찍 일어나서 일찍 잔다. 대충 8시경에 취침을 하는데 이 또한 저녁 만남을 포기하거나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겐 쉽지 않은 일이 아닌가.

 

삶의 방식의 문제니 그의 생활 패턴을 탐하거나 하진 않지만 그의 습관은 탐난다. 아침에 적는 하루 시작의 일기는 나름 멋진 일이다. 나는 이제 웬만큼 독서는 나름 습관을 들여서 하루에 2~3시간은 꼭 읽는데 일기 쓰기는 실천이 잘 안된다.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는 저자의 일상을 기록한 짧은 글들을 묶어 펴낸 책이다. 그냥 소소한 이야기랄까. 에세이처럼 보이려 문장에 세심하거나 아기자기하거나 하려 꾸밈을 넣지 않으며 거창한 메시지를 담으려 애쓰지도 않았다. 그래서 진솔하다는 느낌이다.

 

그 역시 자신의 글은 신변잡기 수준임을 자처한다. 그러면서도 문학이 거창할 필요 없다는 그는 자신의 글을 당당히 "오풍연 문학"이라며 이야기한다. 그의 글을 읽고 있으면 50대 후반의 삶이 아니라 30대의 활기찬 삶이 느껴진다. 난 40대 후반의 삶이면서도 50대 후반의 삶인 것처럼 휴식을 걱정하는데 말이다. 참 나와는 많이 다른 사람임에 분명하다.

 

"아쉬움이 쌓이면 미련으로 남는다." p227

무슨 일에 최선을 다하면 아쉬움이 남지 않는다는 말. 과연 그렇다. 죽기 살기로 미친 듯이 노력하고 끝을 보고 실패를 하더라도 후회나 미련은 남지 않는 거 같다. 그러면 '왕년에'를 찾는 일은 확실히 줄어든다. 왕년보다 내일이 더 중요해진다. 우리는 추억이라는 포장된 말로 과거의 순간에 많이 빠진다. 내 친구들만 봐도 그렇다. 친구를 만나면 어린 시절 우리가 겁 없고 꿈 많던 시절의 이야기만 곱씹으며 웃고 즐거워한다. 하지만 돌아서면 그런 시간이 후회로 남을 때가 많다. 과거가 아니라 앞으로 남은 시간을 위해 웃고 떠드는 시간이 많았으면 싶다.

 

천천히 가되, 거르지 말아야 한다. 매사가 그렇다. p248

습관도 그렇고 성취도 그렇다. 안다. 그래야 하는걸. 그런데 그게 쉽지 않다. 범인의 삶이 그런 것일까. 내 활보를 자처하는 20년 어린 내 짝꿍 동료가 사정없이 나온 내 배를 보고 식단 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제로 점심 식단을 조절하고 있다. 녀석이 자꾸 그런 통에 집에서 윗몸 일으키기도 시작했는데 이게 습관들이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이제 한 달이 훌쩍 넘어 두 달이 다 되어 가지만 여전히 슬쩍 빼먹는 경우가 늘고 있다. 참 어려운 일이다. 사는 게 그렇다.

 

내용 중에 아쉬운 문장을 봤다. 저자는 돈에 욕심이 없다지만 일반 서민의 삶은 아니다. 고급 레스토랑의 파스타를 몇십 년 즐겨 먹을 정도의 여유는 있지 않은가. 책 내용에 기부는 잘 못하지만 봉사를 자주 한다는데 "지금 밥 굶는 사람이 있겠는가."한다. 많다. 사회복지현장에서 일하는 나는 그런 사람을 자주 그것도 많이 만난다. 일례로 우리 복지관 구내식당은 사천 원이다. 인근 식당에 비하면 훨씬 저렴하다. 그런데 이 사천 원이 없거나 아까워서 먹지 못하고 무료 급식소를 찾는 사람이 많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싶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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