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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문학/산문집] 단테처럼 여행하기

by 두목의진심 2015.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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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을 때.."로 이어지는 띠지의 책이 눈길을 멈추게 한다. <단테처럼 여행하기>다. 죽음을 앞둔 시인의 삶을 위한 여정을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다. 저자를 잘 모르지만 단지 그의 시한부 삶이라는 절박함이 가슴에 와 닿았다. 나 역시 오래전 병원 중환자실에서 한동안 천장만 바라보면서 죽음을 생각해 본 시간이 있었다. 그래서 이 저자의 절망과 절박함으로 떠나는 여행에 동행하고 싶었다.

평소 시인에 대한 동경과 그들의 삶의 궤적들이 어느정도는 기이하다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자신의 마지막 남은 몇 개월을 앞둔 시점에서 모든것을 다 털어내고 떠난다는게 어떤 심정이었을까. 제목을 보며 단테가 베아트리체를 잊지 못해 평생을 맴돌았 듯 그도 사랑하는 여인을 찾기 위한 여행이었을까 싶었다. 그런데 그와 함께 여행하다보니 그가 여행을 통해 찾으려는 것은 마지막 남은 자신의 생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3개월의 시한부 삶에서 모든 것을 털어내고 떠난 여행, 그의 표현대로라면 부유(浮遊)지만. 여하튼 "놀면서 떠다닌다"는 그의 표현대로 마음을 비우자 3개월의 생이 20여년으로 길어졌다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단테처럼 여행하기>은 그가 세계를 돌아다니며 그린 그림과 함께 소소한 일상을 적고 있는다. 하지만 내용은 쓸쓸하달까 좀 우울함이 느껴진다. 여행산문집이라고 하기엔 독자는 여행에 대한 설레임이나 모습들이 그려지지 않고 그저 작가의 쓸쓸함만 전해질 뿐이어서 공감을 끌어내지는 않는다. 과연 제목처럼 단테의 베아트리체를 찾는 여행과 저자의 사람을 찾는 여행이 닮아 있을까?

"삶이 멜로디라면 사랑은 리듬이며, 죽음은 축제를 위한 취주악이다. 사랑, 죽음, 그리고 여행은 헌 옷을 벗고 새 옷으로 갈아입어 다시 태어나는 축복이며 축제이고 은총이다." -p58 <사랑, 죽음, 여행> 중에서.

"혼잡하고, 모순되고, 폐쇄적인, 때로는 브레이크를 걸어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멈출 수도, 멈추게 할 수도 없는, 숱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하나의 궤도에 어쩔 수 없이 실린 채 그 어디론가 가고 있는 내 인생. 측량키 어려운 혼란과 질서를 싣고 온갖 운명을 눈에 보이지 않는 필연의 끈으로 꿰어 언젠가는 다가올 종국을 향하여 달리고 있는 세상, 그 흐름, 그 떠돎…. 그차는 우리네 인생을 닮았다." -p115 <기차에 이르다> 중에서.

"삶이란 무엇이고 산다는 것은 또 무엇일까.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태어나,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어딘가로 향할 수밖에 없는 것. 그것이 삶일까."-p <에필로그> 중에서.

 


단테처럼 여행하기

저자
전규태 지음
출판사
열림원 | 2015-07-22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3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을 때 주치의는 내게 객사를 권했...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글 : 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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