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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자기계발/에세이] 오체불만족 :: 장애는 극복하는 것이 아닌 수용하는 것

by 두목의진심 2014.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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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하는 도서는 발행당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던 일본의 장애인 오토다케 히로타다가 지은 '오체 불만족'입니다. 저 역시 이십여년 전 사고로 '장애인'으로 육체적, 심리적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하도 유명하길래 읽어봤던 기억입니다. 우리나라에서 90년 초반만 하더라도 장애인은 무슨 전염병 환자처럼 여겨지던 시절이었습니다. 책에서 그려지는 안쓰러운 대상이 아닌 피해야할 대상이었죠. 어느날 버스를 타자마자 버스가 움직여 중심을 잡지 못하고 휘청이며 어렵게 손잡이를 잡았는데 제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빠른 속도로 뒤로 물러났었죠. 당황스럽고 속상했던 기억입니다. 우리나라 사정이 그랬던터라 책에 묘사된 일본사람들의 인식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죠.

그래서 그런지 그 당시에는 장에를 극복했다고 열광적인 사람들의 반응이 제게는 '일본'이라는 상황이라면 "나도 저럴 수 있다"라는 부러움의 질투로 그다지 감동적이지 않았더랬습니다. 그랬는데 이제는 오토가 잠잠하니 또다른 오체 불만족인 닉부부치치가 다시금 '장애'에 관한 관점을 이야기합니다. 가만히 들여다 보면 오토와 닉의 차이는 오토는 장애의 극복에 초점을 두는게 아니라 그 장애를 만드는 사회를 꼬집고, 닉은 장애를 극복의 개념으로 할 수 없음을 이야기하지 말고 시도해 보라는 장애 극복에 초점을 두는 희망 메신저로서 닮은듯하지만 다른 행보를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며칠 전 TV에 닉부이치치가 나오는걸 보고 십여년 전에 읽었던 이 책이 떠올라 다시 펼쳐보네요. 가볍게 써내려간 오토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의 가족, 친구 그리고 선생님들이 제 부모님, 친구 그리고 제 주위의 사람들이 겹쳐지며 가슴 한쪽이 뜨거워지네요. 어느 한 장애인의 고난 극복기가 아닌 그의 삶을 통해 장애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의미있는 책입니다.

사실 저 역시 개인적으로 경추손상으로 중증 장애인이라 불리지만 97년 졸업과 동시에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현재까지 잘 지내고 있습니다. 회사를 다닌다고 하면 장애인이다 보니 종종 오해를 받기도 하는 부분이 장애인 회사에서 일할거라고 생각들 하시더라구요. 하지만 저 역시 오토처럼 대학교 재학중에 사고로 장애를 입었고 졸업 후에 일반적인 회사를 다니다 보니 스스로 장애인이라고 인지하는 부분은 적습니다. 97년부터 2005년 까지는 디지털 애니메이터로 혹은 제작자로 왕성하게 일했고, 후엔 2006년부터 2012년 까지는 직업훈련시설에서 디자인 강사로 대학생, 실직자, 이직자 등을 위한 훈련교사로 강의를 해왔고 2013년부터 현재까지는 강의와 병행해서 사회복지를 배우고 있네요.

오토가 말한것처럼 '장애'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로 인한 불편함일지 모릅니다. 저도 학생들에게 말하곤 하는데 '장애인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수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갖고 있는 장애가 부끄럽고 극복해내야 하는 핸디캡으로 여긴다면 '정상'이라고 여기는 사람들과 같아지려는 발버둥 내지는 안쓰러움의 시선을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자신이 가진 장애를 수용하면 어차피 장애로 인해 '하지 못하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구분이 명확해집니다. '하지 못하는 것'은 느리고 힘에 부치더라도 끊임없이 노력하면 할 수 있는 것이 되지요. '할 수 없는 것'은 장애로 인한 불가능이라는 부분인거죠. 이런 부분은 과학의 도움을 빌리거나 소위 말하는 '정상'적인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 됩니다. 그러면 장애인이라고 할 수 없는 일이 많은 부분 적어지다 보니 삶이 비교적 행복해지겠죠. 오토처럼 하고싶은 일을 찾을 수 있을테구요. 마지막 책장을 넘기며 새롭게 떠오르는 질문이 있네요. "난 지금 잘 살고 있나?"


오체불만족

저자
오토다케 히로타다 지음
출판사
창해(도) | 1999-04-07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오체 불만족은 팔다리가 없이 태어나 전동 휠체어를 타고 다니지만...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글, 이미지 : 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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