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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인문] 도쿄의 편집 - 에디터·크리에이터를 위한 편집력 강의

by 두목의진심 2022.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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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편집하는 시대" 라는 띠지에 적힌 이 한 문장이 강렬하게 마음을 확 잡아 끌었다. 내 인생은 도대체 어디를 어떻게 편집해야 할까? 라는 질문이 뒤따라 싱숭생숭하기도 하고.

 

시작부터 꽤 많은 인쇄물 디자인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재미부터 과감한 노출까지 다양한 편집의 세계가 어떻게 다른 맛을 내는지 보여준달까? 찬찬히 들여다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게다가 읽다 보니 본문에서 작품에 담긴 설명을 풀어 주니 한 번 더 보게 되는데 귀찮긴 하지만 한편으론 좀 더 이해의 폭이 넓어져 나쁘지 않다.

 

"기획을 세우고, 사람을 모아서, 창작하는 일", 편집에 대한 저자의 정의다. 번역이 그런 건지 아니면 저자의 의도였는지 알 순 없지만 기획을 '세운다' 라는 말에 나는 방점이 찍힌다. 보통은 기획을 '한다' 라고 하지 '세운다' 라는 표현은 하지 않기에 기획의 중요성을 새삼 생각하게 된달까.

 

기획은 '새로움'을 전달하는 게 기본이라며 전달과 제안, 독점, 도발, 콜라보, 타이밍, 캐스팅의 측면에서 기획을 설명한다. 그리고 "편집 기획이 훌륭하면 독자는 그 기획법을 잊고 편집된 세계에 빠져든다" 라고 하는데 알듯 모를 듯하다.

 

64쪽, 베스트셀러 제목의 네 가지 핵심

 

편집자의 이야기라서  편집에 필요한 감각들의 정수가 담겼다. 언어, 사진, 카피라이팅, 네이밍, 이미지 그리고 디자인의 세계까지 저자의 해석을 나름의 방법으로 해석하며 읽게 된다.

 

86쪽, 이미지는 도발한다

 

"이미지 창작에는 정답은 없습니다. 완벽한 소설과 회화, 완벽한 음악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죠. 오히려 셀 수 없을 만큼 접근법이 다양하다는 게 다행일지도 모릅니다. 진지하게 접근해도 되고 섹시하게 접근해도 되며, 한가롭게 접근해도 됩니다. 혹은 마니아적으로 접근해도 되고요." 98쪽, 전달하기보다 촉발시켜라

 

편집에서 중요한 것은 전달하는 것보다 촉발 하는 것이고, 전달만 해서는 전달되지 않는다, 라고 조언 하는 그의 이야기는 귀담아 듣게 된다.

 

처음에는 자간, 행간, 여백 그리고 글꼴이 만들어내는  타이포그래피나 캘리그래피 등 편집의 형식이 만들어 내는 편집 디자인의 묘미를 전수 받을 준비를 했는데 기술보다는 개념과 감각을 일깨우는 책이라서 살짝 아쉽기도 하다.

 

153쪽, 인생을 작품화하는 시대

 

삶이 온라인에 노출되어 정보로서 돌아 다니는 이상, 삶의 방식 자체를 작품화 해야 한다, 는 그의 말에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내 삶 역시 온라인에 그대로 노출 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작품이 될만한 정보 따위는 없지만 역시 시대가 변한 만큼 시대 속에서 삶을 어떻게 변화 시킬 것인가는 각자의 선택이고 몫인 것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일본의 유명 편집자가 편집을 보다 편집스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한 강의록으로 일본 유수의 잡지를 비롯한 다양한 매체를 넘어 전 세계, 한국 작품에 대한 거론은 없긴 하지만 어쨌든 다양한 나라의 매체를 통해 편집은 무엇이고 어떤 시선으로 해야 하는지 담아냈다.

 

보는 게 남는 장사인 책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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