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101마리 달마시안을 모티프로 제작되었다는 영화 크루엘라는 인간의 양면성을 다룬다. 세상은 빠르고 명확하게 이분법으로 나뉘고 있고, 그게 옳던 나쁘던, 정의던 부정이던, 맞던 틀리던, 같던 다르던, 선이던 악이던, 내편이던 네 편이던 어쨌거나 우리는 딱 두 가지 선택지 밖에 없는 것처럼 산다. 아니라고 하겠지만 아주 잠깐만 생각해 보면 어느 것이든 우린 두 개 중 하나를 선택해야 욕망을 잠재울 수 있다고 믿는다.
선택을 하지 않거나 더 많은 선택지가 주어져도 우린 결국 두 개로 줄이려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을지 모른다.
암튼 할리 퀸이 썩은 세상을 향해 방망이를 휘두른 것처럼 영화 속 크루엘라 역시 날 때부터 다름으로 세상을 향해 도전해야 하는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 그것이 우월하거나 열등하거나 어쨌거나 다름은 눈에 띄어야 직성이 풀리는 것일지도.
영화는 패션 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가하면서 가학적 싸이코 측면을 뿜어내는 스스로 천재성에 심취한 바로네스(엠마 톰슨)의 패션쇼에서 엄마를 잃은 에스텔라(엠마 스톤)가 우연히 좀도둑 재스퍼(조엘 프라이)와 호러스(폴 월터 하우저)를 만나서 런던에 입성한 후 바로네스 휘하 디자이너로 변신 승승장구하던 에스텔라는 자신의 천재성 또한 광기로 뿜어 내며 크루엘라로 탈바꿈한다. 패션계는 두 또라이의 대결에 이목이 집중되고, 바로네스는 순식간에 자신의 입지를 뒤흔드는 크루엘라를 없애기로 한다.
사실 영화는 시각적 즐거움을 주는 화려한 패션과 색의 향연도 그렇지만 두 엠마가 펼치는 연기가 무엇보다 강렬하다. 크루엘라의 머리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흑백을 대비시키는 사이사이 그보다 더 강렬한 레드가 있다. 그리고 미워할 수 없는 악당 크루엘라가 있다.
'마음가는데로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루카] 인어공주의 재탄생?! (0) | 2021.06.26 |
---|---|
[크루즈 페밀리: 뉴 에이징] 우리가 살아 갈 세상 (0) | 2021.06.20 |
[비와 당신의 이야기] 기적을 기다리는 영화 (0) | 2021.05.30 |
[카오스 워킹] 복잡, 난해 어지러움 (0) | 2021.05.07 |
[미드나잇 버스] 인생을 싣고 달리는 버스에 몸을 싣자 (0) | 2021.05.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