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가 앨런 포(이하 포)라는 걸출한 인물에 대한 영화라는 것도 흥미로웠지만 그런 포 역을 좋아하는 배우인 존 쿠삭이 열연하는 게 더욱 이 영화에 몰입된 이유였다. "포"라는 인물은 시인, 천재 추리소설가라는 정도를 알뿐이지 그의 작품 세계라든지 인물 자체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어 존 쿠삭이 연기하는 그의 모습이 더욱 흥미로웠는지 모르겠다. 그의 일대기에 연쇄살인이라는 픽션을 곁들인 이 영화는 몰입도는 좋지만 약간 아쉽다. 하지만 포를 연기하는 존 쿠삭의 광기어린 연기도 일품이거니와 포와 함께 연쇄 살인범을 쫒는 필즈 경감(루크 에반스) 역시 일품이라는 점은 이 영화를 볼만하다고 단언할 수 있다.
포는 천재 소설가로서의 명성이 잦아 들면서 더 이상의 광팬들의 욕구를 만족시킬만한 작품을 지어내지 못하는 상황에서의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을 술과 마약으로 방탕한 생활을 한다. 그는 우울증과 심리적 불안으로 술과 마약에 빠져 살면서 괴이한 행동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비루한 인물 취급을 받다가 공원 벤치에 앉아 마지막 생을 마친다.
영화는 이런 그의 삶과 죽기 전 5일 동안 묘연한 그의 행적에 그의 추리 소설을 모방한 연쇄살인범을 쫒는 픽션을 덧입힌 이야기다. 소재가 주는 특이함과 신선함은 충분하지만 연쇄 살인범을 쫒는 과정이 스릴러 영화가 주는 심장 쫄깃한 긴장감을 주지는 못한다. 범인을 추적하는 포와 필즈 경감은 왠지 서로 어울리지 않고 따로 범인을 쫒는 느낌이랄까. 다만 포의 불안한 심리상태는 충분히 표현되고 있지만 어쨌거나 포의 일대기도 아니고 긴장감 넘치는 범죄 스릴러 영화도 아니고 뭔가 밋밋한 영화가 되버린 듯해서 아쉽다. 하지만 존 쿠삭의 멋진 연기를 볼 수 있어 좋다.
글 : 두목
이미지 : 다음 영화 "더 레이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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