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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낭독리뷰]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람 - 가장 예쁜 마음을 가장 예쁘게 담아서 당신에게 몇 장 읽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가슴이 몽글몽글 해지는 지기는 오랜만이다. 신림과 모란을 몇 번이나 오가는 동안 마지막 지하철이라는 방송이 듣고 나서야 헤어질 수 있었던 20년이 훌쩍 지난 기억이 새록 살아난다. 이미 죽어 없어진 연애 세포를 각성시키는 듯하다. 잊고 살았다. 아내의 다정함을. 연애를 시작하고 사람 많기로 소문난 도심 한복판의 놀이공원에서 손에 땀이 차도 내 손을 놓지 않고, 더위를 먹고 기진맥진한 내게 음료를 닦아 건네주고, 최선을 다하지만 언제나 중간밖에 도달하지 못하는 횡단보도를 나보다 한걸음 뒤에 건너고 휠체어에 앉은 내 눈을 맞추려 무릎을 굽혔던 아내의 다정함을 잊고 살았다니 참 미안해진다. 얼굴은커녕 그동안 작가의 글을 접해보지 못했는데 섣불리 여린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뭐 .. 2021. 7. 10.
[에세이/낭독리뷰] 당신이라는 자랑 "사람은 힘든 일이 몰려오면 이유를 찾고 싶어 합니다." 7쪽 ​ 무기력하고 힘들어하는 누군가를 향한 위로, 어쩌면 사랑. 누군가의 삶을 위로 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도 작가는 거침없이 그러고 싶다고,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담담하면서도 아주 따뜻한 자신의 이야기에 생각들을 얹어 마음을 전한다. 산문과 에세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와중에 틈틈이 박혀있는 그의 시는 빼곡히 채워진 그 어떤 페이지보다 오래 머물게 만들고 오래 되새기게 한다. ​ 출근 길이 밀리기 시작하면 대책 없이 운전만 해야 하는 터라 오늘도 새벽 출근을 해서 조용한 사무실에서 책을 읽는다. 한 명씩 한 명씩 직원들이 밀려드는 시간인데 하필 작가가 월급을 탔다. 왈칵 눈물이 터져 활자가 흐릿해지고 훌쩍댔더니 감기 걸린 거.. 2021. 4.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