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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자살 면접 낯선 메시지를 받았다. 자신이 소설을 썼다며 읽어 주길 바란다, 는 작가에게서. 종종 이런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근래 워낙 책 욕심을 낸 탓에 쉽게 틈이 나질 않아 정중히 거절할 심산이었다. 순간 표지가 날아들었다. 괴기스러운 그림에 자살이라니. 민감하면서 불편감을 주기도 하는 제목은 순간적으로 눈썹 끝을 꿈틀이게 만들 정도로 호기심을 잡아끌었다. 자살 면접? 뭔가 그로테스크 하기도 하면서 자살이 만연해지는 사회문제를 건드리나 싶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읽기는 한참 전에 읽었으나 갑작스러운 낙상 사고로 쇄골이 부서지며 내 팔이 그로테스크 해져서 한 달 가까이 미뤘다. 소설은 생각과는 다르게 장편이 아닌 5편의 단편이 실렸다. 첫 이야기, '세희에게'는 치매와 스토킹을 적절히 연결 .. 2022. 2. 18.
[심리/에세이] 잘생김은 이번 생에 과감히 포기한다 - 20대 암 환자의 인생 표류기 참 묘한 책 제목에 끌렸다. 그냥 포기하는 것도 아니고 '과감히'란다. 바탕은 별론데 칼을 대서라도 '잘' 생기고 싶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쨌든 표류하고 있는 건 살아 있다는 것이니 그 또한 약간의 안도감이 생기기도 하고 이 친구(일면식도 없는데 '친구'라는 표현이 뭐 하지만 딱히 떠오른 표현이 없다) 은근 궁금하다. 그러면서 좀 더 뻗어 '난 이번 생엔 좀 생겨서 건강을 포기 한 걸까'라는 어처구니없는 생각이 들었다. 뭐 이래저래 목이 부러지며 난 건강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 그래서 그런지 나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한편 차가운 병실의 이불이라 하기엔 좀 민망한 서걱대는 천 쪼가리를 덮고 있었음에도 이 친구처럼 진지한? 고민이나 상념에 젖어 본 기억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어 '.. 2018. 6.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