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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2

[소설/낭독리뷰] 어떻게 지내요 참 친절한 제목이라는 느낌이 들어 따뜻한 기분이 확 퍼졌다. 한데 의문형이 아니다. 어쩌면 이미 어떻게 지낼지 다 알고 있다는 듯하게 안부를 묻는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궁금하다. 숨차다. 어떻게 강연장에 올라선 남자, 로 시작한 글이 이렇게 물흐르듯 막힘이 없이 그러면서도 격렬한 감정을 놓지 않고 수십 페이지를 끌고 갈 수 있는지 그저 뻑이 간다. "사람들에게 희망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있는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다고 봐요." 30쪽 세상은 희망이 없고 인류는 종말을 맞이할거라는 경고가 아닌 단언을 하고는 사라진 재수없는 강연자는 자신의 강연에서 강연료 대신 청중의 희망을 받아 갔다. 그래서 호스트는 입에 거품을 물고 오전에 암으로 죽을 고비를 넘기고 있는 친구를 보고 온 여자에게 강연자를 오지게 .. 2021. 9. 11.
[소설] 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 엄마가 죽었다. 큰 아들 빅 엔젤은 자신의 마지막 생일 파티를 위해 사돈에 팔촌까지 모두 집합을 시켰는데 엄마가 선수를 쳤다. 죽음과 생일. 다르지만 묘하게 시작과 끝을 의미하는 듯하게 중의적인 느낌이다. 엄마는 죽고 큰 아들이자 집안의 전설인(근데 왜 전설처럼 군림하는지 그다지 설명은 없다.) 빅 엔젤마저 암으로 죽어간다. 슬픈 듯 슬프지 않은 이 집안사람들을 통해 저자는 독자에게 가족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죽음의 디즈니랜드라니!(p81)' 장례식장에 딸린 묘지를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암울하거나 눈물바다로 얼룩진 그런 죽음이 아니라 축제나 놀이동산같이 인생의 한 부분으로 생각하는 죽음에 대한 작가의 태도는 살짝 가벼운 코미디처럼 느껴진다. 정리되지 않는 이 집안 식구들의 .. 2019. 1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