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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경2

[에세이] 제주에 왔고, 제주에 살아요 - 세 여자의 진짜 제주살이 이야기 표지에 '진짜' 제주살이라는 말이 택시를 잡듯 세차게 흔들어 댔다. 12년 전 제주에 갔고, 제주에 머물렀던 기억에 제주살이라는 말은 언제 어디서고 홀린다. 인생을 통틀어 행복이라는 공간적 의미는 그때 3년뿐일지 모른다. 그래서 난 여전히 그 공간 속에 머문다. 정착하지 못하고 다시 육지로 쫓기 듯 돌아온 나는 가짜로 살았던 걸까? '불턱' 깊은 바닷속 숨을 죽여야만 했던 해녀들이 뭍으로 나와 죽였던 숨을 틔우는 곳이라니 미처 몰랐다. 오가며 뿔소라 흥정만 해봤지 그네들의 삶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나, 해녀 해볼까?"라고 묻던 아내의 물음이 그렇게 쉽게 해서는 안 될 것이었음을 이제서야 깨달았다. 어느 날 표선의 바다를 찾는다면 꼭 들러 보리라 다짐한다. 5살, 또래 아이들보다 머리가 하나 반은 더 .. 2021. 1. 25.
[소설/청소년] 체 게바라와 여행하는 법 - 길 위에서 만나는 소수자의 철학 '체 게바라'하면 쿠바의 혁명가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가 어떤 혁명을 꿈꾸고 실행에 옮겼는지는 잘 모르지만 '민중'을 위한 혁명이었겠지. 그런 혁명가의 이름과 '여행'은 왠지 이질감이 느껴져 호기심이 일었다. 게다가 '법'이라니. 혁명가 다운 여행 설명서 같은 걸까? 사계절에서 펴낸 은 청소년 문학이다. 청소년 문학이지만 청소년 문학 답지 않은 많은 철학적 이야기가 청소년이 읽기 쉽게 담겼고 주인공이 청소년이라는 점이 청소년 문학이라고 하는 거 같다. 하지만 내가 볼 때는 그냥 모두 다 읽어도 좋다. "어쩌면 아이처럼 산다는 건 언제나 세상을 처음 대하는 것처럼 설렘을 안고 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P77 주인공 민영이라는 아이와 이주민 노동자 체 혹은 최 씨 아저씨의 여행을 통해 '.. 2017. 4.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