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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지식하우스4

[교양/에세이]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하마터면'이라니. 인생은 열심히 혹은 노오오오오오력 해야 하는 걸로 배우고 자란 탓에 이 작자의 '노력하지 않는 삶'에 대한 실험이 배부르거나 미친 '짓'으로 선을 그었다. 저자보다 딱 9년 더 산 시점 그러니까 작가가 사표를 던진 시기가 마흔을 두 달 남긴 시기였다고 하니, 난 쉰을 두 달 남긴 시점에 사표를 던지는 대신 이 책을 들고서 야멸차게 부러워하고 있다. 나도 하고 싶다. 저자가 해버린 야매 득도. 괴테가 어떤 상황에서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그딴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언제 숟가락 놓게 될지 모르는 마당에 속도가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라는 생각도 있다. 어쨌거나 방향이 중요하다는 걸 출발 전에 깨닫는다면 대박 좋겠지만 이미 출발하고 나면 방향을 바꾸는 일은 꽤나 수고스럽거나 빼도 박.. 2018. 12. 12.
[교양/심리]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의 프롤로그를 읽다가 예전 뉴스에서 보았던 성추행에 대한 기사 댓글에 "그러게 누가 그렇게 짧은 치마를 입고 설치래?"라는 식의 글이 있었는데 엄연한 피해자가 원인을 제공했다는 식의 댓글에 불편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사회적 편견의 묵직함이 전해진다. 연구자의 침착하고 건조한 문체라기보다 살짝 흥분된 상태처럼 느껴진다. "여성은 호감을 살 만큼 매력적이되, 위험한 관심이나 원치 않는 관심을 받을 정도로 매력적이지는 않은, 위태로운 경계를 찾으려 투쟁한다." 66, 길거리 성희롱. 여성을 성적 존재로 보게 만드는 '문화 강박'이라는 저자의 말이 공감되는 지점이다. 저자는 이 주제를 가지고 TED에서 주목받은 강연자다. 그런데 실제로 여성에게 극심한 다이어트와 짧은 치마 같은 외모 꾸미기에 "왜?"라는 질문을.. 2017. 11. 15.
[교양/심리] 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 - 내 안의 잠재력을 깨우는 자기 발견의 심리학 이 책 은 시작 전에 p30의 민감도 테스트를 먼저 해보고 읽기 시작하면 자신의 성향을 좀 더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안내하고 있다. 또 각 장의 끄트머리에 처방전과 같은 민감성을 다소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나는 테스트의 결과를 보지 않아도 스스로 생각해도 내가 그다지 민감한 것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이 책이 궁금했던 이유는 나름 사회복지를 업으로 하고 있는지라 다소 "독특하다"라고 할 수 있는 발달장애인의 특성과 "민감성"의 차이를 알고 싶다는 호기심으로 읽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민감하다'라는 말이 '예민하다'라는 말과 어떤 의미적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사전을 뒤져보면 보다 쉽게 알기는 하겠지만 그런 학술적 도움을 바라는 게 아니라 '감.. 2017. 3. 24.
[문학/소설] 인간실격 웅진지식하우스에서 엮은 일문학 선집 시리즈 두 번째 '다자이 오사무'의 자전적 소설인 을 읽었다. 2차 세계대전 후 일본 젊은이들을 매료시키며 '다자이' 열풍을 일으켰다는 그의 최후의 걸작이라고 평을 받은 소설이다. 그런데 나는 뭐랄까 침대 깊숙이 몸이 내리 묻히는 느낌이랄까? 무슨 내용의 책이길래 머리말부터 이토록 암울하게 시작되는 건지 내용이 진심 궁금하다. '진짜 수기.. 일까?'라는 의심이 들 정도로 1인칭 시점의 이 책은 정말이지 묘하다. 한 인간의 심리 묘사뿐만 아니라 그의 행적 아니 기행이라고 하는 게 맞을지 모르지만 여하튼 그의 말도 안 되는 여인들과의 얽힌 행적들이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싶을 정도의 사실감을 느끼게 한다. 인간관계에 적응하지 못하고, 아니 정확히 표현하자면 적응하고 .. 2016. 6.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