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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3

[에세이] 일상 기록, 그냥 그런 하루가 있을 수도 있는 거지 그렇죠? 얼마든지 그런 하루는 있을 수도 있죠,라고 대답하고 싶어지는 제목이다. 치열해야 하루 잘 살아냈다고 자족하는 일상이 순간 조금 느슨해져도 위안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읽고 싶어졌다. "관계라는 건 늘 생각을 거듭하고 배워 나가야 하는 과제 같다. 좋은 사람이라고 해서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일 수는 없겠고, (…) 내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는 사람에게 좀 더 다정한 계절을 선물해야겠다." 59쪽, 달빛을 머금은 마음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을 특별한 것으로 만드는 그의 담백한 문장가 적절한 마음이 담긴 사진에 빠져들 듯 단숨에 읽었다. 더해 이런저런 치받치는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도 한다. 한편 느린 것이 좋아, 어르신이 많이 사는 동네를 좋아한다는 그의 취향과 좋아한다던 생명을 소생 시키는 .. 2023. 10. 6.
[에세이] 지금 니 생각 중이야 경주의 책방, 를 열고 혼자만의 글을 짓는다는 그의 생각을 읽는다. 동년배인 그의 시간을 응원하면서. 그의 글에서 자꾸 아내가 밟혔다. 주변에서 하늘이 맺어 궁합도 안 본다는 4살 터울, 하룻 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까불면 안 된다는 개와 호랑이 조합의 띠를 들먹였다. 어쩌면 천생연분을 강요받았던 건 아니었을지. 아내는 곧잘 자기가 나를 꼬신 거라고 이야기 한다. 나를 만난 처음부터 내게 반했다고. 그런데 내가 아내를 처음 봤을 때부터 나는 장애가 있었다. 물론 장애가 있다고 반하지 말란 법은 없겠지만 나는 그럴만한 하지 않아서 그렇게 말하는 아내가 사랑스럽다. 그렇게 22년을 살아내고 있는 아내에게 나는 감옥이 아니었을까. 아내의 자유를 나는 뺏고 있는 게 아닐까. 자유를 선물해 줄 용기가 있을까.. 2023. 2. 8.
[인문/여행] 라오스가 좋아 - 시속 4킬로미터의 행복 돈이 없어, 시간이 없어 떠나지 못하는 여행은 아닐 테지만 늘 같은 핑계로 늘 같은 자리를 머무르는 나는 책으로 여행한다. 그러고 보면 나도 십여 년 전만 해도 꽤나 모험가적 기질이 있었는데 이젠 마흔 중반을 넘어서 오십 줄에 다다르니 이것저것 재는 게 많아지면서 준비된 여행이 아니면 생각조차 않는다. 2002년 호기롭게 사업을 벌였다 망하고 비자발적 백수가 되었다. 재취업은 몸도 성치 못한 내게는 만만한 일이 아니어서 간간이 생명 연장 정도의 외주 작업만 하다가 우연히 푸르디푸른 밤이 있는 섬 제주도에서 강의를 시작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도 내가 모험가적 기질이 있는지 모를 정도로 여행이라는 건 신혼여행 정도로 갈음하는 사람이었다. 내가 덜컥 내려가겠다고 하자 아내를 비롯 부모님과 형제를 포함해서 친.. 2016. 6.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