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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에세이/낭독리뷰] 너는 참, 같은 말을 해도 - 친구로서 널 아끼니까 해주는, 말 잘하는 법 1:1 코칭

by 두목의진심 2021.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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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참, 말본새 하고는”이란 말을 꽤나 많이 들었다. 그래서 ‘말’에 대한 글은 장르 불문 집중하게 되는데 이 책 역시 제목을 보고 읽지 않을 수 없었다. 뭐라고 하기 어렵지만 어떤 부분을 고쳐야 할지 몰라 딱히 기대한 건 아니었다. 그런데 책을 읽은 독자라면 어쩌면 나와 감정이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그저 계속 반성만 하게 된다. '말'은 정말 신경 써서 하고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한다. 스티브 잡스도 잘 써먹었다던 3의 마법을 나 역시 잘 써먹을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보통 글을 써보겠다고 글쓰기 책을 읽어 봐도 그때뿐인 게 뭘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흰 모니터만 바라보며 눈만 끔뻑일 때가 많다. 글감을 잘 찾으라는데 그게 쉽지 않다. 모니터만 뚫어져라 보고 앉아 있는 그때의 기분은 전봇대에 간신히 매달려 꺼질 듯 말 듯 깜빡깜빡하는 가로등처럼 시작될 듯 말 듯 애간장 녹는 기분이랄까.

 

한데 저자는 일상에서 순간순간 마주치는 글감들을 통해 '말'을 이야기한다. 우연히 발견한 예쁘게 말하는 알바생이나 좋은 기분도 순식간에 망쳐버리 게 말하는 친구를 통해 다양한 '말'의 위력을 보여준다. 저자는 설명, 설득, 배려하는 말하기의 3가지 주제로 재미있게 풀어낸다. 권장 사항은 그저 편하게 읽어 보는 거다.

 

"지식의 저주, 내가 아는 것을 남도 알고 있을 것이라는 착각" 22쪽

 

읽다 보면 말을 적재적소에 잘 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단박에 알아챌 수 있을 정도로 실제적 사례가 등장하니 이해가 쉽다. 그런데 그런 사례들은 그저 대화에서만 돋보이게 만드는 원 포인트 레슨 정도가 아니라 회사 업무나 보고서 작성할 때도 어떻게 말을 해야 도움이 될지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다. 꼼꼼히 읽고 생각을 더한다면 탁월한 말발을 키우기에 충분한 테크닉을 배울 수 있을지 모른다.

 

 

개인적으로 장애와 관련해 강연 비슷한 교육을 종종 하는데 대상자에 맞게 교육 자료 준비를 하다 보면 담아야 할 이야기는 점점 늘어간다. 자료를 심사숙고해서 열정적으로 준비하는데 기대하는 만큼 교육생들은 더 빨리 숙면하거나 핸드폰에 빠진다. 한데 강연이 견디기 힘들어지는 건 듣고 싶어 하는 교육생들의 입장은 아니라 하고 싶은 말을 하는 내 입장에서 떠들고 앉아있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뼈때리는 지적이 확 와닿는다. 근데 그게 모든 것을 중요하다고 여기는 나만의 착각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니 다음부턴 이 3의 마법을 부려봐야겠다고 다짐한다.

 

 

또 귀에 아니 눈에 쏙 들어온 말이 있는데, 다름 아닌 "이해의 책임을 전가하지 말"라는 지적이다. 개떡같이 말해 놓고 찰떡같이 알아듣길 바라지 말라며 개떡은 어디까지 개떡일 뿐이라며 단호하게 말한다. 한데 "알아 들었어?"라는 말은 내가 자주 하는 말이라서 가슴이 뜨끔했다. 몰랐으면 몰라도 이제 책을 읽은 만큼 "내가 알아듣게 설명한 거야?"라고 바꿔 보도록 노력해야겠다.

 

 

저자가 그저 편하게 읽어도 된다던 이 책은 그의 바람처럼 편하게 읽을 수 없었다. 읽는 내내 일기라도 써야 할 것처럼 반성 퍼레이드로 그동안 알게 모르게 저질러 왔던 말실수들을 총정리 받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일상에서 뽑은 쉬운 사례로도 충분하지만 별도로 포인트 정리와 일러스트를 통한 구체화는 이해의 폭을 넓혀 주고 있어 관계에 있어 효과적으로 ‘말’하는 방법을 자습하기에는 딱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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