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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리뷰

[더 저지::The Judge] 영화는 아쉽자만 배우들의 연기는 전혀 아쉽지 않은 영화

by 두목의진심 2015.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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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뒤 끝, 몸도 지치고 비까지 내려 어디 가지않고 한가로이 집에서 영화를 봤습니다. '아이언맨' 시리즈로 각인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주연으로 열연한 법정 드라마 <더 저지>입니다. 영화는 대도시에서 '돈되는 사건'만 변호하는 잘 나가는 변호사 행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어머니의 사망소식에 기억하기 싫지만 기억되는 곳인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행크에게는 고향이란 빅리그에도 진출할 수 있는 촉망받는 야구선수였고 아버지의 자랑이었던 형 글렌(빈센트 도노프리오)을 태우고 음주운전 사고로 결국 마을에서 카센터 정비공으로 만들어 버린 형에 대한 미안함과 마을에서 42년 동안 존경받는 '판사'지만 고지식하고 권위적인 아버지 조셉(로버트 듀발)에게 인정받고 싶어 죽을 힘을 다해 노력하지만 사사건건 부딪히는 갈등으로 결국 마을을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던 곳이죠. 일정부분은 국내 법정드라마였던 김명민 주연의 <개과천선>이 떠오르는 흐름이었네요.

영화의 초반부는 이런 가족 이야기로 마음은 그렇지 않지만 갈등만 야기하는 아버지와 형제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며 관객들에게 갈등을 풀어나가는 실마리를 행크의 딸, 혹은 지적장애를 가진 막내 동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만들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뻔'한 가족 드라마인것처럼 말이죠. 헌데 엄마의 장례를 치루고 다 풀지못한 가족과의 오해나 앙금을 가슴에 담은채 고향을 떠나려는 찰나 아버지의 경찰 소환으로 전환점을 맞으며 법정 영화로 방향을 선회합니다. 무릎을 칠만한 반전이나 긴박함은 없지만 궁금증을 끌어내며 몰입도를 끌어 올려주네요.

사실 이 영화는 스토리만 본다면 법정영화 보다는 가족영화에 가깝습니다. 그동안 보아왔던 법정영화들은 '사건'이나 사건을 해결하는 실마리를 짜내는 '변호사'들에 맞춰져 긴장감이나 스릴러를 제공하며 관객들이 '결과'를 보며 짜릿한 쾌감을 만들어 주었는데 이 영화는 좀 다르네요. '사건'에 대한 결말 즉 공판의 기대감이라기보다 부자간에 오래 쌓여있던 오해와 애증이 서서히 풀리는 과정을 법정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무죄와 유죄가 공존하는 변호인단의 공판이나 1급 살인죄로 평생을 감옥에서 썩게 만들어 버리겠다는 검사측 변호인 역시 할 말이 많음에도 그냥 돌아서는 장면이나 형기를 다 채우지 않고 보석으로 출소한 아버지가 사망하자 마을법원에 아버지 소원대로 조기가 걸리는 장면 등은 숨막히게 치열한 법정영화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줍니다.

영화만 보자면 그닥 좋다고는 하고 싶진 않지만 배우들을 보자면 정말 좋다고 하고 싶네요.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요즘 변호인단의 평결이 판결에 좀 더 중요한 영향력을 제공하는 문제로 의견이 분분한데 그런 측면에서 이 영화를 빌어 사족을 좀 달자면 변호인단의 평결이 얼마나 위험한가에 대해 지적할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오랜세월 마을에 공헌한 판사의 법정 심판이 과연 공정할 수 있었겠느냐에 대한 생각이죠. 뭐 암튼 두 시간이 넘는 런닝타임이 길지 않게 느껴졌던 따뜻한 가족영화였습니다.

 


더 저지

The Judge 
8.4
감독
데이빗 돕킨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데이비드 크럼홀츠, 레이튼 미스터, 베라 파미가, 빌리 밥 손튼
정보
드라마 | 미국 | 141 분 | -
글쓴이 평점  

 

 

글 : 두목

이미지 : 구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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