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음가는데로리뷰

[허삼관] 옥란의 가슴을 꽉 쥐지도 않았는데 힘이 쭉 빠집니다.

by 두목의진심 2015. 2. 7.
728x90

 

 

중국 작가 위화가 쓴 '허삼관 매혈기'를 각색해서 하정우가 연출한 <허삼관>을 봤습니다. 원작을 아직 읽지못해 딱히 원작의 느낌을 전할순 없지만 이 영화를 통해 오히려 원작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는군요. 혹시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처럼 원작의 묘미를 털끗만큼도 못살린게 아닌가 싶습니다. ​위화 작가가 '하정우가 자신의 작품을 영화로 만든다면 믿는다'라는 그의 인터뷰를 본적이 있는데 과연 만족했을지 모르겠네요.

영화는 원작의 시대적 배경이 중국 문화혁명을 6·25 전후를 시대적 배경으로 삼고 있습니다. '기브 미 쬬꼴레뜨'를 아이들이 외치며 미군을 따라 다니던 시절이었죠. 아무튼 그런 없던 시절에 허삼관(하정우)은 빼어난 미모의 옥녀(하지원)에게 한눈에 반해 가진거 다주고 아내로 맞아 알콩달콩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갑니다. 이차저차한 구설수의 종지부를 찍을 결단을 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뿌듯하고 대견하던 장남 일락(남다름)이 친자가 아니라고 밝혀지자 가부장적인 권위와 체면이 말이 아니게되죠. 사실 하소용은 옥란이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면서도 허삼관에게 보내는 장면과 일락이 자신의 아들임을 알면서도 모른척하는 장면들은 허삼관이 대놓고 일락을 내치는 이유를 관객들에게 이해시키려는 의도인지 모르겠지만 설득력은 떨어집니다.

이야기는 이런 가부장적인 테두리에서 친자가 아닌 맏아들을 내치고 다시 받아들이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헌데 이야기의 메인테마가 아내가 다른 남자와 잤다는 사실을 넘어 다른 남자의 자식을 십수년을 키워오고 있었다는 '상실'에 대한 배신감을 허삼관 캐릭터는 찌질하게 그려지고 있어서 살짝 가벼운 코메디가 되버리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거기다 아내와 관계회복을 은근슬쩍 임분방(윤은혜)과의 불륜으로 넘어가는 부분은 설득력이 많이 부족합니다. 게다가 아들 일락을 내세워 일타쌍피로다 아내와 일락과의 용서를 통한 관계회복을 암시하는 역시 그렇구요.

허삼관에게 아들로 인정받지 못하고 내쳐지면서 가족 외식에도 끼지 못하고 자신의 친부 하소용(민무제)에게 찾아가 만두 한 번만 사주면 다시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않겠다고 하는 장면에서는 마음이 짠해지긴 하지만 하소용과 일락이 쓰러지고 이 둘을 하나의 유전적 매개체로 묶으려는 암묵적 시도는 진부하고 하소용은 병원이 아닌 굿판을 벌이고 그곳에서 애원하는 일락을 아들로 받아들이는 허삼관의 심리적 갈등 역시 부족하게 느껴졌습니다. 자신의 피를 팔아 일락을 살리려는 허삼관의 고군분투에 안타까움이 젖어들 무렵 일락의 회생을 옥란의 장기매매로 끝맺는 이야기가 허무함을 주네요.

전체적으로 하정우의 군데군데 보여주는 표정연기나 ​자신의 피를 팔아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그 시대 아버지들의 아픔인 결코 유쾌하지 않은 이야기를 무겁지 않게 담담히 그려내려는 노력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엄청 뚱뚱이로 분한 윤은혜는 깜짝 놀랐네요. 그리고 '무당'으로 분한 정의갑은 몇 컷 안되는 분량으로 충분히 비중있다고 생각되네요. 개인적으로 씬 스틸러 였습니다.

 


허삼관 (2015)

6.9
감독
하정우
출연
하정우, 하지원, 남다름, 노강민, 전현석
정보
드라마 | 한국 | 124 분 | 2015-01-14
다운로드 글쓴이 평점  

 

 

 

 

 

글 : 두목

이미지 : 다음 이미지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