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음가는데로서평

[인문] 최고의 콜라보, 오십부터는 왜 논어와 손자병법을 함께 알아야 하는가

by 두목의진심 2023. 11. 8.
728x90

 

'글쎄요'라는 궁금증으로 신청한 책이다. 말하지 않아도 하늘의 뜻을 헤아린다는 지천명인 오십을 넘어선지 한참인데, 그 어려운 고전을 하나도 아니고 둘이나 이제라도 알아야 하는지 걱정이 앞선다.

 

이 책은 91세 동양 고전 해설의 일인자라고 알려진 모리야 히로시가 현대에 맞도록 해석했다. 그는 어려운 동양 고전을 쉽게 해설하기로 정평이 난 데다, 단순히 연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대사회에서 어떻게 지혜롭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강연자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헛헛한 마음에 이제라도 자신을 찾겠다거나, 이제라도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모험에 떠나는 흔들리고 불안한 인생이 바로 오십이라는 저자의 말에, 나 역시 요즘 많이 흔들리고 있던 터라 마음이 동했다.


옮긴이의 말처럼 인생의 한복판에 다다랐어도 여전히 인간관계만큼 어려운 게 있을까 싶은데 그렇게 흔들리는 순간에 이 책은 확실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자신의 역량을 키우고 둥글게 관계 맺는 데는 논어를, 무조건 싸우자 덤빌게 아니라 되도록 싸움을 피하는데 전력을 다하라는 손자병법은 혐오와 분노 사회인 이 시대에 분명 인생을 지혜롭게 만들어줄지 않을까 싶다.

 

저자는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라며 논어와 손자병법에서 엄선한 100가지 지혜와 전략을 소개하면서 제대로 읽으면 반드시 얻는 게 있다고 한다.

 

子曰, 基身正, 不令而行, 基身不正, 雖令不從​
자왈, 기신정, 불령이행, 기신부정, 수령부종

 

'자기 자신이 올바르면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행해지고, 자기 자신이 올바르지 않으면 비록 명령을 내려도 따르지 않는다.' 즉 리더가 바르면 명령하지 않아도 실행된다. 리더가 바르지 않으면 어떤 명령을 해도 사람들이 따르지 않는다는 저자의 리더십의 해석은 몸담고 있는 조직에 새로운 리더가 등장한 요즘의 어수선한 분위기와 맞아 떨어져 마음에 와닿았다. 아울러 리더와 오너의 차이를 다시금 생각한다.

 

118쪽, 오십부터는 어떤 친구를 사귀어야 할까?

 

오십부터 어떤 친구를 사귀어야 할까 묻는 저자의 질문에, 솔직히 오십부터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야 할까라는 회의적인 생각이 들었다. 이때쯤이면 있는 친구도 더 이상 안부를 묻지 않으면 솎아 내면서 그동안 피로했던 인간관계를 점점 가볍게 다이어트 하는 시기인데 뭐 하러 또 굳이 관계를 만들까.

 

또, 저자는 공자의 말을 빌려 익자삼우 益者三友를 말한다. 사귀면 좋은 세 종류의 친구로 강직하고 성실하고 박식한 친구로 友直, 友諒, 友多聞을 꼽는다.

 

한데 이런 류의 친구가 남은 인생에 어떤 의미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오십에 강직하기만 하고 융통성이 없으면 울트라 꼰대가 분명하지 않을까? 뭐 성실이나 박식한 것도 다르게 보면 새로운 친구로 사귀는 것도 쉽진 않겠다 싶은데 내가 너무 부정적일까. 내 친구들은 익자삼우인가.

 

兵者, 詭道也
병자, 궤도야

 

병법은 상대를 속이는 것이라는 손자의 말을 삶은 속고 속이는, 그런 싸움의 연속이라는 저자의 해석에 순간 멈칫했다. 8년 동안 친형처럼 따랐던 인간에게 뒤통수 맞은 일이 상기됐다. 잊을만하면 그렇게 되는데 그런 게 삶이라면 너무 서글프지 않은가.

 

216쪽, 살면서 경계해야 할 5가지 위태로움

 

故將有五危
고장유오위​

 

장수가 경계해야 할 5가지로 죽을 힘을 다해 싸우지 말고, 살려고 발버둥 치지 말며, 화를 잘 내지 않고, 청렴결백을 고집할 것도 아니고, 백성을 지나치게 사랑하지 말라는 것을 손자는 꼽았다. 하여 저자는 무엇이 위태로움인지 미리 알고 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마무리하는데 손자의 병법을 현대로 끌고 와 직장이라는 전쟁터에 접목해 보자니 현실에는 쉽지 않지만 사실 죽자고 싸우다 진짜 죽는다는 말은 너무 현실적이어서 되레 허를 찌른다.

 

이 책은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깨달음을 얻게 된다. 다만 공자와 손자의 마음을 모두 헤아려 내 삶에 적용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깨달음은 덤이다. 어려운 말을 쉽게 풀어놓은 저자의 해석은 분명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이 된다. 최고의 안목이 확실하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