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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리뷰

[나의 독재자] 독창적인 내용에 비해 많이 답답했던 영화

by 두목의진심 2014.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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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하는 영화는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나의 독재자'입니다. 남북정상회담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김일성의 대역을 만들어 리허설을 진행한다는 독특한 내용이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내용은 유신체제 시절의 아픔을 겪은 가족의 이야기를 아버지의 연극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녹여내고 있습니다. 무명 배우였던 성근(설경구)에게 뜻하지 않게 '리어 왕'의 역할이 주어지고 끊임없이 연습했던 대사임에도 정작 무대 위에 올라서자 하얗게 대사를 잊어 버리고 감독에게 비참하게 무시당하는 모습을 아들 태식(박해일)에게 보이고 맙니다. 고개를 떨군채 돌아서는 아들을 보게되죠. 이후 갖은 고문 속에 다시 '왕'의 의미로 대변되는 김일성의 역할을 준비시키는 정부인사 오계장(윤제문)을 통해 다시 무대의 주인공이 될 준비를 합니다. 그러나 경색된 남북관계로 인해 무대에 올려보지 못하고 가족은 뿔뿔이 헤어집니다. 세월이 흐르고 한 요양병원에서 다시 아버지와 아들은 재회합니다. 여전히 극중의 주인공으로 살아오고 있는 아버지를 이해하지도, 하려고 하지 않는 아들 태식은 자신의 삶이 꼬일대로 꼬여버린 이유가 어느 날 갑자기 월북을 감행하려던 아버지로 부터 시작되었다고 아버지를 원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연히 알게된 망가진 아버지의 인생 역시 자신이 내민 레이저 광선을 내뿜는 히어로로 부터 기인했음을 알고 후회하지요. 나중에는 결국 아버지를 이해하긴 합니다.

아버지는 단 한번의 무대를 위해 평생을 배우로서가 아닌 김일성으로 빙의해서 살아야 했던 의미가 모든걸 다 이겨버리는 슈퍼 히어로 딱지를 받았을 때부터 였으며, 아들에게 대사를 다 잊어버린 멍청한 배우가 아닌 무대를 장악하는 자랑스러운 배우였음을 보여주고 싶은 아버지의 마음이었죠. 자신이 김일성이 아님을 알면서도 그렇게 살아야 했고 그렇게 되어야 했던 지난 날들이 오버랩 되면서 그는 옷이 흥건히 젖을만큼 혼신의 연기를 펼쳐 보여줍니다. 정상회담을 위해 대통령의 대역이 아닌 스스로 김일성이 된 배우로서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버지로 말입니다. 그런 그를 오계장이나 대통령은 미친놈 취급을 받지만 이미 아들에게는 훌륭한 배우 그자체였습니다.

이런 의미심장한 내용을 담고 있음에도​ 이 영화의 몰입도는 상당히 떨어져 답답할 정도입니다.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를 좀 더 조명하지 못하고 골이 깊은 아들의 원망이나 갈등을 너무 쉽게 풀어버립니다. 또 유신의 어두운 단면을 부각시키고 가족의 의미를 어느 정도 끼워넣으려는 시도로 가족없이 홀로 막(?) 살아 온 여정(류혜영)의 임신을 통해 태식이 아버지에 대한 부정적인 부분을 이해와 새로운 가족의 의미를 만들고자 했던거 같은데 솔직히 여정의 캐릭터가 몰입을 방해했다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암튼 이 영화의 짧은 영화평은 "독창적인 내용에 비해 많이 답답했던 영화"입니다.

 


나의 독재자 (2014)

7.3
감독
이해준
출연
설경구, 박해일, 윤제문, 이병준, 류혜영
정보
드라마 | 한국 | 128 분 | 2014-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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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두목

이미지 : 다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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