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N1 [에세이] 세빌리아 이발사의 모자 '어른 동화'라는 부제처럼 작가의 유년 시절 기억을 마치 넘실대는 푸딩을 숟가락으로 떠올린 것처럼 고스란히 떠다 놓았다. 그 시절의 시골과 그때의 언어들로 묘사된 주인공 참댕이를 둘러싼 이야기들은 덩달아 내 유년을 기억하게 하기도 한다. 나 역시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에 다였지만 시골이 아닌 도시에서 나고 자란 덕에 '서리'같은 새콤달콤한 이야깃거리가 없어 작가가 풀어내는 그때만 누릴 수 있는 나쁜 짓을 못해봐서 좀 아쉽다. 아홉 살 인생이나 애니메이션 검정 고무신의 기영, 기철 형제가 떠오를 만큼 작가가 펼쳐놓는 유년의 기억을 따라가다 보면 살짝 미소 짓게 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추천사에서 말한 것처럼 '재미'를 느끼려면 중년이거나 그 시기를 좀 넘겨야 공감되지 않을까 싶다. 전쟁 후라는 어수선한.. 2020. 6.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