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죄송합니다1 [에세이]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 왜 태어났는지 죽을 만큼 알고 싶었다 생일에 왜 태어났냐, 라고 직설적으로 묻는 친구들 노랫가락에 잠깐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나는 왜 태어났을까. 그럼에도 뭘 하고 싶지도,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아 그나마 반항을 오지게 하던 질풍노도의 시기에도, 그래도 죄송하진 않았다. 죄송하다니… 너무 처연하지 않은가. 내 유년 시절과 닮은 듯 닮지 않은 그의 이야기에 맥이 좀 빠졌다. 가부장적이고 음주 가무에 뛰어났던 아버지는 맨정신으로 귀가하는 걸 본 적이 없었고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로, 장남이라는 이유로 이해할 수 없는 매질을 당하기도 했다. 공부를 안 한다는 벌로 TV며 라디오 선은 잘려 나가기 일쑤였다. 내 유년 시절은 분노가 가득했다. 방문이고 장롱이고 벽이고 주먹질의 흔적이 곳곳에 남았다. 그래도 죽음을 떠올리진 않았던 터라 그의 깊은.. 2022. 3.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