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성훈1 [소설] 커피는 바꾸었지만 인생은 여전하네요 "이런 날은 뭔가를 잃어버리기 마련이지." p45 '십상'이 아니고 '마련'이라니, 단정적인 암시처럼 나 역시 읽는 동안 군데군데 일던 문장을 놓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피상적으로 펼쳐지는 일들이 개연성 없이 흩어져 떠다니며 퍼즐처럼 누군가 맞춰주길 바라는 것처럼. 그런데 굳이 맞춰 볼 기분은 들지 않는다. 그냥 읽는 것으로 충분히 피로하다. 묘한 소설이다. 딱히 음습하지도 긴장되지도 그렇다고 흥분이나 기대감 역시 들지 않지만 읽기를 멈추기는 뭔가 찝찝한, 오호 그렇다. 찝찝함! "넌 네가 사랑할 사람을 이미 잃었어." p71 부조합. 섹스를 '하는'데서가 아니라 거침없이 '말하는'데서 어른이 되었다고 상징하는 작가의 말에서 떠오른 단어다. 뭔가 말하고 싶은 주제를 쏟아내지 않고 빙빙 돌려 오히려 수줍.. 2020. 10.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