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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희2

[에세이] 조금 알고 적당히 모르는 오십이 되었다 - ‘척’에 숨긴 내 마음을 드러내는 시간 요즘 귀촌을 진지하게 탐색 중이라 TV에서 귀촌했다며 구가옥을 매입해 손수 리모델링 하는 TV를 아내와 보다가 가열차게 깎고 다듬는 비슷한 연배의 남자를 보며 나도 모르게 나이를 들먹이며 이죽거렸는지 "아니, 해가 바뀐 지 한 달이 넘어가네요. 아저씨. 당신 쉰 둘이야."라며 놓쳐버린 세월을 콕 집어다 기어이 제자리에 갔다 놓으며 아내가 웃는다. 하… 어쩌다가 그렇게 빨리 먹어 버렸을까. 크크크. '기어이'라니! 열망하며 도달한 정상 마냥 감격적 단어 선택에 시작부터 빵 터지고 시크하면서도 감정 풍부한 표현이 담긴 문체가 므흣하게 만들어 마음을 가볍고 기분 좋게 해주는 책이다. 그나저나 오십이 된지 두 해가 지나버린 나에게 오십은 '기어이'였는지 '어쩌다'였는지 아니면 '벌써'인지 어떤 의미인지 더듬게 .. 2021. 2. 5.
[인문/인간관계] 엄마, 내가 알아서 할게 - 세상 모든 엄마와 딸을 위한 37가지 행동 습관 2002년 초여름. 월드컵에 미쳐있던 내게도 첫 딸이 생겼다. 간호사는 자신의 팔에 들려 꼬물거리는 신생아인 딸의 손가락을 하나씩 펴 보이며 마치 건강한 아이임을 증명하듯 보여줬다. 감격? 뭔지 모를 울컥함이 치밀어 올랐다. 말 그대로 "내 딸로 태어나줘서 고마워"라는 마음이랄까. 그리고 15년이 지났다. 딸은 격변기라는 중2다. 다른 아이들이 흔히 겪는다는 중2 병을 겪지 않게 해줘서 고맙다. 하지만 이런 딸이라도 아이가 자라는 만큼 이해의 폭은 점점 줄어들고 있음을 느낀다. 늘 고민스러운 건 "어떻게 하면 아이에게 좋은 부모일까?"라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아내를 대신해 아빠인 내가 를 읽는다. 어찌 보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아이들과의 관계인데 37가지의 행동 습관을 이해한다고 해서 얼마나 .. 2016. 6.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