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주례사1 [에세이] 엄마의 주례사 - 사랑에 서툴고, 결혼이 낯선 딸에게 흔치않은 제목에 끌렸다. 주례사는 원래 머리에 듬성듬성 백발이 내려앉은 나이 지긋한 어른이 자기 삶을 비춰 이제 막 하나로 묶여 달뜬 이들에게 인생은 지금처럼 찰나의 시간도 억겁의 지루한 시간이 될 수도 있음을, 그래서 사는 건 내 맘대로 안 된다는 걸 가르침의 시간이 아니었던가. 대체로 고리타분하면서 얼굴 벗겨질 정도로 하품이 끊이질 않는 시간이기도 한. 근데 엄마가 딸에게 그런 짓을 하면 어쩌나 하는 마음으로 읽는다. 아, 주례사 하는 엄마도 그런데 쓰고 그린 두 작가의 제주도 이민자라는 게 더 마음을 흔든다. 제주도는 언제 들어도 그리 마음을 흔드는 마법이 있다. 쉰 중반에 썼다는 작가의 글을 딱 그 나이에 읽는다. 혼자 있는 외로움보다 둘이 있을 때 외로움이 더 시리다, 는 작가의 말이 거세게 흔.. 2022. 6.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