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경1 [소설] 여분의 사랑 아, 제목만으로 아득해지는 감정은 뭐란 말인가. 한 사람과의 사랑도 채우기 쉽지 않은 세상에 이미 차고 넘치는 사랑이라니. 작가의 여분을 아직 헤아리지 못한다.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받은, 작가의 첫 소설이다. 다정함에 대해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다정함이 담긴 작품이 미발표작이란 이유도. 숨 가쁘게 두 여인을 좇는 이야기에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읽어 내는 것 밖에. 온몸의 세포가 열 배쯤 넓어져 겨울 한복판에서 열기가 느껴졌다. 달의 뒷면도 아름답긴 하겠지만 그걸 기억하지 못한다고 없던 것이 되는 게 아니라는 센에게 전하는 하쿠의 메시지가 문장을 오래 씹게 해준다. 그렇게 그의 필력이 마법 같다. 숨이 막히게 서글픈 사랑인가. 31살의 다희가 26살의 우주를 떠올릴 수 없을 때 헤어질 결심은 .. 2023. 2.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