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시1 [현대문학/시] 우리는 미화되었다 시인을 몰라뵀다. 댓글도 시가 되고 있었음도. 수를 헤아릴 수 없이 기사에 답답하고 시에 먹먹해지기를 반복했다. 제기랄. 한국이란 공간과 21세기라는 시간과 자본주의라는 이념은 도대체 이 나라에서 어떤 콜라보를 이뤄내고 있는지 가늠이 안 된다. 지금 정신이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의 전작도 매우 궁금해졌다. 툭하고 터졌다. 오십 넘은 처지에 많아진 거라곤 뱃살과 주름과 눈물이 고작인데 그중 눈물이란 놈은 참 시도 때도 없다. 고작 '세상이 기울고'라는 꾹꾹 밟아 적은 문장에 등골을 따라 한기가 소름을 돋운다. 기어이 눈물을 뽑는다. 두 번 다시 듣고 싶지 않을 말을 앞세우며 그렇게 한참을 가만히 있었다. 어디로도 가지 않고 우리의 사랑이 거기 머물러 있기를 바라며 삼 년째 안개 같은 봄날 두 번 다시 듣고.. 2020. 11.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