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석1 [에세이/낭독리뷰]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람 - 가장 예쁜 마음을 가장 예쁘게 담아서 당신에게 몇 장 읽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가슴이 몽글몽글 해지는 지기는 오랜만이다. 신림과 모란을 몇 번이나 오가는 동안 마지막 지하철이라는 방송이 듣고 나서야 헤어질 수 있었던 20년이 훌쩍 지난 기억이 새록 살아난다. 이미 죽어 없어진 연애 세포를 각성시키는 듯하다. 잊고 살았다. 아내의 다정함을. 연애를 시작하고 사람 많기로 소문난 도심 한복판의 놀이공원에서 손에 땀이 차도 내 손을 놓지 않고, 더위를 먹고 기진맥진한 내게 음료를 닦아 건네주고, 최선을 다하지만 언제나 중간밖에 도달하지 못하는 횡단보도를 나보다 한걸음 뒤에 건너고 휠체어에 앉은 내 눈을 맞추려 무릎을 굽혔던 아내의 다정함을 잊고 살았다니 참 미안해진다. 얼굴은커녕 그동안 작가의 글을 접해보지 못했는데 섣불리 여린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뭐 .. 2021. 7.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