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일기1 [시/에세이] 감정 일기 아주 작정하고 읽는 이의 감정을 송두리째 끌고 침잠한다. 헛헛하다,라고 하기엔 부족한 느낌. 분명 배고 고파 입도 배도 터질 듯 음식을 욱여넣는데 배는 차지 않고 슬픔만 차오르는 느낌이라면 너무 과장일까. 감정의 결핍을 고스란히 느끼게 된다. 삶이 버텨서 나아지는 것이라면 그렇게 해보겠다,라는 말이 여태 버티며 살아온 시간에 훅, 하고 서글픔을 뿌렸다. 딱히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로 살기만 한 것은 아닐 테지만 그래도 한 뼘만큼만이라도 행복이 채워지길 바랐다. 그런 마음이 조금 아팠다. "섣불리 건드릴 수 없는 감정엔 침묵을 지켜야만 한다." 84쪽 군데군데 명치끝에 뭐라도 걸린 것처럼 막혀 넘기지 못해 어쩔 줄 모르는 문장이 있다. 그럴 땐 침묵을 배운다. 길지 않았으면 싶은. 일기라기보다 시에 가깝다... 2021. 5. 1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