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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공감/에세이] 그럴 때 있으시죠? - 김제동과 나, 우리들의 이야기

by 두목의진심 2017.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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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공감, 위로, 지지, 격려 같은 거를 필요로 하는가 보다. 다들 불안한 미래와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없는 상황이 불편한 관계를 만들고 겪고 하다 보니 점점 일상은 팍팍해지기만 하고 뾰족하고 날카롭게 누군가를 찌를 준비를 하는 것처럼 사는 게 아닐까. 아마 나도 그렇지 않나 싶다. 날을 세운다 아주 뾰족하게.

 

강연자로서의 그의 강연 내용을 가끔 들으며 적당히 공감되기도 하고 웃고 그랬다. 때론 날카로운 시사에 대한 풍자도, 거슬리는 정치 얘기도 다 남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내 얘기라는 공감대가 귀를 기울이게 만들었다. 그가 그의 이야기, 강연에서 들었던 이야기도 적당히 버무린 그런 공감과 위로가 되는 <그럴 때 있으시죠?>라고 묻는다.

 

"너랑 봐서 좋았어"

3개의 꼭지에 70여 개의 그럴 때 있음을 묻는 그의 이야기는 정해진 '때'가 아닌 늘 그런 이유로 더 공감이 가는 문장이 포장된 도로에 가끔 나타나는 방지턱처럼 가슴을 덜컹이게 만든다. 가벼운데 가볍지 않은 이야기가 오늘의 우리를, 나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책장을 덮으며 "그러게요. 다들 저마다 이유가 있고 방식이 있는데 우린 획일화된 누군가의 이유로 살잖아요. 그것도 돈 많거나 좋은 대학, 대기업 다니는 재수 없는 애들요. 그래서 울컥했네요. 버섯이라. 버섯이라니."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이해인 수녀님의 편지 중에 만난 "어둡다고 불평하는 것보다 촛불 한 개라도 켜는 것이 낫다."라는 글 귀는 현실 타박만 하는 내 모습이 들킨 것 같다.

 

 

"내가 정말 힘들면 그때는 반드시 누군가가 와서 나를 도우리라는 믿음, 저는 그것을 심리적 복지라고 말하는데요. 슬플 때 혼자 있지 않다, 내가 힘들 때 혼자 있지 않다, 내가 그런 사람이면 내 옆에도 반드시 그런 사람이 있다. 그런 게 저는 진짜 복지라고 생각합니다."라는 복지에 대한 그의 생각이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나는 진짜 복지라는 '심리적 복지'를 하고 있지 못해 다시 한번 방지턱을 넘는 것처럼 가슴이 덜컹 거렸다.

 

'그럴 때'에 누군가 옆에서 다독다독해주고, 함께 울어주고 공감해주는 그런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 더 이상 그의 강연이 누군가의 슬픔이나 아픔이나 위로하는 이야기로 채워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밝은 이야기로 더 밝게 웃게 만드는 일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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