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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728

[인문] 삶의 통찰이 담긴 즉답, 어디 인생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던가요 저자 이름이 낯익다. 이근후 박사야 워낙 유명 인사니 그렇고, 이서원 박사는 그의 전작 을 읽었었다. 읽었다고 내용이 다 기억나는 것도 아니라 쓴 서평을 다시 읽어보니 제목과 비슷한 문장이 있다. "내 뜻대로 안 되는 게 세상이란 걸 기억하면 화날 일이 반으로 줄어듭니다."라는 말인데, 역시 인생 내 맘대로 안 되는 게 진리인가 보다. 사실 운전대 하나만 잡아도 분노하게 되는 게 이놈의 세상인데, 이것도 알고 보면 운전 하나도 내 맘대로 안 되니 그런 것일 수 있겠다. 그런 면에서 이 의미심장한 제목처럼 정신건강 전문가들의 대담이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당장 목마른 사람에겐 물을 줘야지, 우물을 파 갈증을 해결하라고 하면 안 된다"라는 현실적이고 사이다 같은 지혜를 담았다니 마음이 조급해질 정.. 2023. 10. 16.
[소설] 명탐정으로 있어줘 일본 제21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공모전에서 대상 수상작이라는 것도 그렇지만, 1965년 생으로 환갑이 코앞인 나이에 미스터리 작가로 등단했다는 그의 이력이 눈에 띈다. 은퇴하고 글쓰기에 도전하려는 사람에겐 등불같은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그나저나 명탐정과 할아버지의 상관관계는 뭘까? 명탐정이 궁금하다. 뭐랄까 상상 혹은 기대했던 하나의 사건을 흥미진진하게 추리하며 풀어 나가는 형식은 아니다. 사건의 치밀한 전개와 숨막히는 해결이 펼쳐진다기보다 손녀와 할아버지 사이에서 주고받기 위해 사건이 만들어지는, 살짝 흥미 위주의 미스터리처럼 느껴진다. 여기에 할아버지의 치매성 환시가 양념처럼 곁들여져 긴장감이나 무겁다는 느낌이 덜하다. 자아내면 스토리고, 세상 모든 일도 스토리며, 지어낸 일이기에 아름 답.. 2023. 10. 12.
[에세이] 일상 기록, 그냥 그런 하루가 있을 수도 있는 거지 그렇죠? 얼마든지 그런 하루는 있을 수도 있죠,라고 대답하고 싶어지는 제목이다. 치열해야 하루 잘 살아냈다고 자족하는 일상이 순간 조금 느슨해져도 위안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읽고 싶어졌다. "관계라는 건 늘 생각을 거듭하고 배워 나가야 하는 과제 같다. 좋은 사람이라고 해서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일 수는 없겠고, (…) 내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는 사람에게 좀 더 다정한 계절을 선물해야겠다." 59쪽, 달빛을 머금은 마음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을 특별한 것으로 만드는 그의 담백한 문장가 적절한 마음이 담긴 사진에 빠져들 듯 단숨에 읽었다. 더해 이런저런 치받치는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도 한다. 한편 느린 것이 좋아, 어르신이 많이 사는 동네를 좋아한다는 그의 취향과 좋아한다던 생명을 소생 시키는 .. 2023. 10. 6.
[사회정치] 거침없이 그리고 당당하게, 키스하는 언니들 '퀴어'라는 단어를 읽어도 의미는 깊게 생각하지 않으며 산다. 매년 그들을 알리는 축제가 열리는 것을 알지만 참여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반대편에서 혐오하는 이들의 기사와 장면에는 눈살을 찌푸린다. 내가 '앨라이 Ally'일지도 모른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알았고, 각종 명칭이 헷갈리기도 했지만 여러 '섹슈얼'의 구분법도 배울 수 있어 나름 좋다. 대학원에서 소수자 인권에 대해 배울 때도 솔직히 'LGBTQ'는 타인의 '성'쯤의 영역으로 치부해 금세 잊고 말았다. 지금도 퀴어를 검색창에 넣고 있다. 정확한 의미가 뭘까 싶어서. "동성애자나 양성애자, 성전환자 등 성적 소수자들을 통틀어 이르는 말." 네이버 고려대 한국어 대사전 매번 '나'는 어떤 사람이라고 설명해야 하는 부침이 얼마나 많을까 생각.. 2023. 10. 3.
[에세이] 이 정도의 다정함이라면 혹시?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 작가 김민섭의 책 을 읽으며, '작가의 작가'라는 말에 꽂혀 김혼비라는 인물이 너무 궁금해 덜컥 그의 책을 주문했다. 세상에 제목도 딱 내 취향이다. 니. 나는 절대 죽을 일 없겠다,는 생각으로 앞으로도 그다지 매사 최선을 다하지 않을 예정인 마음으로 흐뭇하게 창을 닫았다. 젠장! 조금만 조급하면 그나마 없는 꼼꼼함도 백만스물한배쯤은 더 없어지는 걸까. 책을 받고 보니 작가 황선우와 김혼비의 콜라보다. 그것도 편지를 주고받은 걸 모았다니. 두 작가의 책을 읽어 본 적이 없지만, 우선은 작가 김혼비의 필력이 궁금했으므로 얼마간 김이 샜다. 표지에 주저 앉은 곰이 눈에 띄었다. 제목만큼 최선을 다한 미련한 곰일 테지. 매사 영혼을 갈아 넣는 일이 별로 없는 적당히 게으른 인간이라서 번아웃은 그냥 머리로 이해.. 2023. 9. 28.
[자기계발] 내면아이 치유 안내서, 부모가 곁에 있어 더 불행하다면 이라니. 좀 무서운 제목이었다. 내가 부모이기도 하지만 부모가 곁에 계시기도 해서 그랬다. 그러다 나는 상처를 받는 존재인지 아니면 주는 쪽인지(어쩌면 둘 다 일지도 모르지만) 생각한다. 뭔지 모를 설움이 순간 확 치밀어 올랐다. 뉴욕주립대학을 졸업하고 라이프 코칭과 부모자녀 관계 심리학을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 산린 사토시는 어릴 적 강압적인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형성된 내면아이를 '디마티니 메소드'라는 행동심리학을 적용해 치유했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부모 탈출 워크'라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부모와의 관계를 힘들어 하는 이들을 치유하고 있다고 한다. '뽑기'라니. 나는 우리 애들에게 '당첨'일까 아니면 '꽝'일까. 부모를 선택할 수 없듯, 자식도 선택할 수 없다는 건 매한가진데 왜 부모가 더 위축.. 2023. 9.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