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탐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영화 치고는 다소 밋밋했다. 돈이 아닌 삶의 의미여서였을까? 영화는 영원 불사 서복을 통해 인간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려는데서 오는 철학적 화두를 던진다.
영원히 죽지 않는 서복(박보검)과 서서히 죽어 가는 기헌(공유)을 통해 죽음을 이야기 한다. 여기에 원치 않은 탄생이면서도 세상에서 자신의 '의미'를 찾고 싶었던 서복과 동료의 죽음 앞에서 도망쳐버린 비열함에 고통받으며 죽지 못해 사는 것인지, 살고 싶어 사는 것인지 삶의 의미를 알지 못하는 기헌의 처지에서 삶의 '가치'를 또 한 번 짚는다.
"죽는다고 생각하면 두려워요. 하지만 영원히 산다는 것도 두려워요. 저는 뭐를 믿어야 두렵지 않을까요?"
공각기동대의 쿠사나기가 자신의 존재의 의미를 탐닉하기 시작했을 때 그는 그의 존재의 가치를 위협 받던 장면과 유전자 조작이라는 과학적 맹신은 탐욕만 남은 인류가 결국 멸망을 길로 간다고 일축하는 아키라의 테츠오가 뿜어내는 초능력이 선명하다.
유전자 조작과 줄기세포 복제라는 인간이 만들어 내는 모든 질병을 인간이 모두 치료할 수 있다는 맹신이 가져오는 인류 멸망이라는 함정을 감독은 정직하게 말한다. 인간은 이타적이기보다 자신의 탐욕이 먼저라는 사실을.
공유와 박보검, 조우진 등 몰입도 높은 배우들의 연기가 깊은 몰입도를 주지 못한 건 어차피 선과 악이라는 대결구도라면 철저하게 탐욕스러운 인간의 욕망을 드러냈으면 어땠을까 싶다. 서복으로 인류 질병의 극복이 아니라 처음부터 서인 그룹 대표 자신의 탐욕 때문이었고 여기에 정보국 안부장 역시 같은 이유로 물고 뜯었으면 어땠을까. 두 인물의 대립각은 별다른 인상적인 부분을 남기지 못하고 시간만 잡아먹은 느낌이었다.
그렇다 보니 기헌이 서복을 지키는데도 긴장감이 별로 없고 두 사람의 철학적 존재론에 영화는 밋밋해져 버린 건 아닐까 싶다. 그래도 두 배우의 케미를 보는 건 나쁘지 않았다. 공유의 투덜거림은 언제나 기분 좋은 양념이 된다. 나쁘다고 하긴 싫지만 좋다고 하기도 어려운 참 많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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