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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데로서평

[교양/인류] 사피엔스의 미래

by 두목의진심 2017.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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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진보하는가'라는 거창한 질문에 꽂혔다. <사피엔스의 미래>이 거대한 인류의 담론에 대해 알아주는 지성들이 모여 토론을 옮겼다. 내용이 궁금했다. 도대체 이 지적 능력자들은 '인류의 미래'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토론은 긍정과 부정적 측면으로 진행되었다. 긍정적 측면의 토론자로 스티븐 핑거와 매트 리들리가 나섰고, 부정적 측면의 토론자로 알랭 드 보통과 말콤 글래드웰이 나섰다. 솔직히 그동안의 저서 활동이나 '행복'에 관한 다큐에서 보인 그의 인류에 대한 생각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부정적 의견을 피력한다. '결함 있는 호두'를 거론하며 인간의 불완전성을 부각한다. 진정 인간은 그리도 불완전하고 믿지 못할만한가?

 

토론의 장은 본인들의 할 말만 하고 끝내버린 것 같아 아쉬움이 남았다. 토론을 여과 없이 텍스트로 옮긴 탓인지 그들이 상대의 토론자들에게 보인 공격성 말들만 뺐어도 좀 더 내실 있는 토론이 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달까. 관객들의 토론 전후의 설문 결과가 뜻밖이긴 했지만 이는 부정적 토론자들의 현실을 외면한 정신문화적 측면을 뭉뚱그리는 통에 확실성이 떨어진 게 아닐까 싶다. 나 역시 그랬다. 보통 씨가 말을 너무 못했다고나 할까.

 

 

개인적으로 과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진보를 이야기하는 매트 리들리의 이야기가 현시대의 합리적 진보가 아닐까 싶었다. 그의 파트너인 매트 리들리는 오직 데이터만으로 결과를 낙관한다. 사실 데이터가 보여주는 사실도 천재지변이나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맞닥뜨리면 무용지물 아니지 않은가. 10년 동안 과일 수확량이 증가했다고 11년 째에도 수확량이 증가할 거라 예측하는 게 합리적인가는 데이터 신봉자에게나 어울리지 않을까.

 

반면 부정적 측면의 알랭 드 보통은 인간의 불완전성에 집중하며 세계 1%의 부유국의 상황을 거론하며 굳이 과학이 진보를 이끈다 하더라도 인류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강변한다. 빈곤국은 시대 흐름에 맞춰 어쨌거나 조금씩 나아지고 있고 과학의 발전은 인류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제시되지만 결국 나아지는 만큼 환경이나 기타 다른 측면이 부각된다는 점을 이야기함과 동시에 인류의 문화예술적 부분의 인문학적 방향을 진보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말콤 글래드웰은 핵무기의 위험성을, 물론 위험하다는 건 아니지만 어쨌거나 그런 삐딱한 누군가의 의도적 실수로 핵 전쟁이 발발하는 경우를 너무 부정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여기에 보통 씨가 말하는 과학적 진보에 아울러 등장하는 인류는 더 이상 인류가 아니라는 가정이 인상 깊었다. 어릴 때 보았던 기계 인간이 되기 위해 기차를 타는 철이가 했던 질병과 수명의 제한을 넘어서려는 기계가 되는 게 진정 인간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갈등이 어쩌면 근 미래의 모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 새로운 '종'이라는 보통 씨의 주장은 꽤나 설득력이 있긴 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미래에 대한 '진보'는 긍정적으로 봐야 하지 않겠나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부정적인 측면이 전혀 없는 건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그런 부정적인 측면을 긍정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수반된다면 인류는 그다지 부정적이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인류가 미래를 고민하는 한 이 문제는 영원히 해답을 찾을 수 없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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