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음가는데로리뷰

[히말라야 : The Himalayas] 재난 대신 드라마를 선택한 히말라야

by 두목의진심 2016. 2. 20.
728x90

 

 

<히말라야>산이 좋아 산에 오르고, 산에 올라 산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다. 관객의 감정선을 자극하는 드라마로 기존의 등반을 통한 스포츠나 재난류의 영화와는 다른 장르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신선하다. 영화는 세계 최초 히말라야 16좌 완등의 위업을 이룬 엄홍길 대장이 꾸린 "휴먼 원정대"의 실화를 소재로 재구성 했다. 엄 대장의 히말라야 14좌 중 4좌를 함께 오른 박무택이 엄 대장이 은퇴 후 독자적으로 팀을 꾸려 히말라야 원정에 나섰다 실종되고 1년 후 그를 "집으로 데려 오기" 위한 이야기가 주 골자다. 여러 곳에서 휴먼 원정대가 나서야 하는 필연을 복선으로 깔아 놓기는 하지만 산악인으로서는 "무모"한 원정대를 꾸리고 50여일의 사투끝에 결국 이미 "산이 된" 박무택의 시신을 찾았지만 데려오는데 실패한 이야기가 남긴 것들은 슬픔이 아닌 아픔이다.


영화 초반 후배들을 이끌고 히말라야를 오른 대학생 산악부 대장인 박무택(정우)와 박정복(김인권)은 조난을 당하고 이미 산이 된 시신을 끌고 내려오다 엄 대장(황정민)과 맞딱드린다. "산악인은 산에서 죽으면 산이 되고 그게 끝이다"며 무모하게 시신을 끌고 오는 두 사람을 호되게 야단친다. 이에 무택은 "산에 올랐으니 내려와야 한다. 내려 와서 집에 가야 한다."고 맞서며 고집을 꺽지 않는다. 첫 번째 복선이다. 산이 되게 내버려 두어야 한다고 그게 산악인의 운명이라던 그가 무택이 산이 되었음에도 "무모"하게 원정대를 꾸리고 50여일간 그들의 목숨을 담보로 무택의시신을 찾는다는 점은 그닥 설명되지 않는다.


비교적 내용을 코믹한 부분을 강조하며 가볍게 끌고 나가며 엄 대장과 함께 하며 똑닮은 수제자가 되어 가는 과정을 통해 엄 대장의 선택을 관객에게 설득하고 있는데 "산에 왜 오르는가?"라는 상투적 질문과 "산을 내려올 때 기분은 어떤가?"라고 질문에 무택은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럼 내려오지 거서 삽니까?"라는 대답으로 귀환은 당연하다고 이야기 한다. 이 장면이 담긴 장면을 돌려보고 엄 대장은 원정대를 꾸린다는 설정인데 오히려 한국 산악 역사상 가장 위대한 등반을 꼽으라는 질문에는 엄 대장은 실종된 무택을 찾으러 홀로 나선 정복의 외로운 산행이다라고 소회를 밝힌다. 그렇다면 무택이 아닌 정복을 구하러 나서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어쨌거나 영화는 엄 대장과 무택의 관계에 대한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는 명애(라미란)의 무택을 질투했었다는 이야기에서 다시 한번 강조된다.


영화 <히말라야>는 흔한 재난 영화가 아닌 드라마였다는 점에서 충분히 보여 줄 것은 모두 보여준 듯하다. 하지만 무모한 원정대에 대한 설득이 완벽하지 않아 공감은 가지만 눈물 콧물 찍어 낼 정도의 슬픔이 아닌 산이 되어 버린 무택과 정복 그리고 이름 모를 모든 산악인에 대한 아픔이 남는다.

"교훈이요? 산에 오르면 대단한걸 찾을 수 있을것 같죠? 7000m 정상에 올라가다 보면 어떻게 살것인가에 대한 해답이 떠오를 수 있을 것 같고, 8000m 정상에 올라가다 보면 삶은 무엇인가에 대한 의미를 찾을 수 있을것 같고, 그런데 거기서 절대 그런걸 찾을 수가 없습니다. 거기서 느낄 수 있는건 오직 제 자신뿐입니다. 너무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울때 제가 몰랐던 제 모습이 나옵니다. 그동안 쓰고 있던 모든 가면이 벗겨지는거죠. 보통사람들은 평생 그 맨얼굴을 모른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글 : 두목

이미지 : 다음 영화 "히말라야"


728x90